많은 에피소드들 중에 두 가지만 말씀 드리면, 먼저는 개인상담을 받았던 학생인데요, 상담을 마친 뒤 그 학생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자신이 책을 쓸 계획인데, 그 책의 한 페이지에는 꼭 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거예요. 그 이유는 자기가 가장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에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했는데 그 상담이 자신의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는 거예요.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고 삶의 진로가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그래서 자신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에서 근무한지 오래 되지 않았던 초보상담자 시절의 이야기인데요, 자살을 이유로 상담센터를 찾은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어떻게 죽을 까 생각하는 그 학생을 위해 그 당시 초보 상담자였던 저는 많은 책을 읽고, 배우고, 익히고 또 다양한 상담기법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동시에 삶의 이유와 의미 등 많이 이야기들을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학생과의 상담시간이 조금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 전쟁에서 저는 꼭 이기고 싶었구요. 그 상담에서 총이나 칼 없이 ‘이제 이겼다’라고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치열한 시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떠한 이유나 논리적인 설득이 아닌 저의 그 학생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그 학생에게 전해진 게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학생입니다.^^ 제가 상담한 학생들에게서 계속 연락이 오고 나중에 찾아와서 자기가 그 때는 너무나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