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피지 주한 필리모네 카우(Filimone Kau) 대사 부부가 한동을 방문했습니다.
경상북도만한 크기의 피지공화국은 수도 수바(Suva)가 위치한 본섬 바티레부와 북섬 바누아레브 및 약 330개의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제도입니다. 피지는 1971년 수교를 시작 이래 우리나라와 우호관계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2012년 7월에는 주한피지대사관이 개관하여 외교, 경제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동대를 방문하는 필리모네 카우 대사는 피지 토양광물자원부 사무차관, UN대리대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2012년 주한피지 초대 대사로 파견되어 한국과 피지의 지속적인 외교활동과 상호교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피지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동대학교는 특히나 피지공화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실제로 이번 방문은 한동대 장순흥 총장의 초청으로 이뤄졌습니다. 지난 1997년에는 피지에 위치한 기술교육학교인 비전대학(Vision College)의 초청으로 폴리네시아인들에게 컴퓨터 기술 전수와 선교를 위해 방문한 한동대 학생 열 명 중 두 명(故 강경식, 권영민 군)이 식수시설 개선을 위한 우물 만들기에 동참한 후 모래를 씻어내기 위해 바다로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파도에 휩쓸려 순교하였습니다.
당시의 순교 사건은 학교와 학생들에게 큰 아픔과 어려움의 시간이었지만, 이 일이 있은 후 몇 달 뒤 피지에서는 약 700여명의 원주민들이 회심하게 되었고, 이 모든 것이 한동대가 열방을 섬기며 선교하는 하나님의 대학임을 확증하는 계기로 작용하였습니다. 그 이후 한동대는 현재까지 선배들의 뒤를 따라 방학 때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열방으로 봉사와 선교 활동을 나가고 있습니다. 한동대는 사랑, 섬김, 희생의 정신이라는 학교의 근본 가치를 몸소 실천한 두 학우를 기념하기 위해 캠퍼스 내 피지 순교 기념 광장을 조성하여 이러한 가치를 계속해서 기억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카우 대사님은 교내 피지 순교 기념광장에서 헌화면서 두 학생을 추모하며, 피지를 위해 순교한 두 학생을 위해 눈물의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특히 대사님 방문에 맞춰 학교에 방문한 故 강경식, 권영민 학생의 부모님과도 만나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또 위로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오히려 부모님은 순교한 두 동문을 지금까지 기억해 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1995년 한동이 태어나고 이 땅의 수 많은 갈대상자 후원자가 한동을 살리기 위해 베푼 사랑 또
한 기억하시지요? 한동은 받은 그 사랑을 기억하고, 피지에 그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은 피지에 복음을 전해 준 ‘하나님의 갈대상자’ 이기도 합니다. 한동은 앞으로도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이웃들에게 그리고 열방에게 그 사랑을 전하는 ‘또 다른 갈대상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한동이 지금의 이 마음을 지켜갈 수 있도록, 더 많은 후원자와 중보자가 필요합니다. 기도
로 물질로 사랑을 나누는 갈대상자 후원에 동참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글 정리_성연태(08) | 디자인_김진경(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