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한동 가족 여러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저는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를 졸업한 01학번 강도욱이라고 합니다.
졸업 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 국제구호(긴급구호)팀에서 처음 3년은 아프리카 남부 지역 담당자로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구호 개발 사업을 진행하였고, 작년부터는 아이티 대지진 구호/재건복구사업 담당자로 인류역사 최악의 재난이라 불리는 아이티 대지진 현장에서 인도적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티 포트프랭스 지진 현장에서 전 세계 월드비전 파트너십에서 온 30개국 80여명의 외국직원 그리고 수백 명의 아이티 현지직원들과 재건 복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현장의 상황에 맞게 제안서를 개발하여 WFP(세계식량계획), CIDA, USAID와 같은 후원자들에게 전달하고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일을 했고, 현재는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사업 매니저가 되어 수 백 만불 규모의 사업을 실제 진행(implementation)하고 있습니다.
[난민촌의 식수를 테스트하는 모습]
구체적으로 난민촌 식수위생사업, 콜레라 예방/대응 사업, WFP식량 지원/학교 급식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는 아이티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아인 학교를 짓고 있습니다. 언제나 구호 현장에서 가장 소외 받는 계층은 아동과 여성이며 그 중에서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기에 이 사업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교실과 같은 단순 인프라 구축에 머물지 않고 직업교육, 심리 치료 등의 역량 강화사업을 통해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지속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무너져 버린 몬트포트 농아인 학교]
제가 학교 건축 현장을 방문하는 날에는 아동들이 멀리서부터 뛰어 와 제 품에 꼭 안겨 '우우음우우우우우' 숨이 차도록 애기를 합니다. 이 아이들이 비록 장애로 온전한 소리를 낼 수 없어 정확히 들리지는 않지만 제 가슴으로 저를 향해 '아저씨 감사해요. 사랑해요'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지요. 가슴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고 해야 할까요? 이 아동들의 속삼임이 이상하게도 저에게는 하나님의 목소리로 들린답니다.
저의 대학시절 인생의 화두는 우리 한동인이라면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바로 그 것 '세상을 변화시키자' 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것이었죠. 그런 질문을 삶으로 구현하려면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전공도 좀 더 인도적(humanitarian) 분야에 가까운 사회복지학과 심리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다 2006년 네팔로 단기 봉사활동을 갔는데 그 곳에서 나라의 정치,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제대로 먹고 자고 교육 받을 권리를 빼앗겨 미래에 대한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하루 3시간을 걸어 학교 가는 아이, 치료비가 없어 치료하지 못해 다리를 저는 아이, 부모가 도망가 고아가 되어 남겨진 동생들을 위해 농사짓는 아이까지 누군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도와주면 이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 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또한 2007년에는 호주에서 난민 지위로 살아가는 분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정부 센터에서 일한적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내전으로 모든 가족을 잃은 콩고 동부 출신의 한 난민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를 통해 지구 반대편 내전 현장에서 신음하며 죽어가는 콩고 난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그 애기가 단순한 남의 애기가 아니라 제 애기가 되어 제 양심을 계속 찔렀습니다. 가슴에 계속해서 메아리 쳤지요. '세상의 변화라는 것이 기다리기만 하면 오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다 결국 '지금 여기서(Here And Now)'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공허하게 입으로 말로 사랑과 변화를 외칠 수 있지만, 그것은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하며 아무 소용없는 말장난이겠구나. 세상에서 가장 소외 받는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였고, 지금 저는 아이티 현장에서 난민들과 함께 있습니다.
[레소토의 기적_생계형 텃밭 가꾸기 사업]
일을 하다 보면 현장이 아닌 거시적 입장에서 규제, 정책 등이 바뀌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깐 아무리 미시적 입장에서 일을 해도 거시적인 변화가 없이는 변화되지 않는 부분들 말이죠. 예를 들면, '아동보호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법률, 정부간 원조에 있어서의 선진국들의 합의와 이행, 국가간 무역 불균형, 개발도상국 리더들의 청렴성과 같은 근본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진정한 변화가 올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런 큰 규모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시기에 관련 공부를 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빈곤을 역사속'으로 던지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동 가족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한동 가족들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사랑의 풍선, 희망의 풍선, 변화의 풍선이 저 하늘 높이 쏘아 올려지고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한동인은 할 수 있다! Love never fails.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