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본인과 컴패션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95학번 정성인입니다.
저는 95년에 기계금속공학부 신입생으로 입학했고, 99년 2월 1회 졸업 때, 단 둘인 학부 졸업생 중에 차석으로 졸업했습니다.(웃음) 그리고 현재는 NGO인 한국컴패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컴패션의 주된 활동은 1:1 어린이양육 프로그램 활동입니다. 26개 나라의 극빈층 아이들을 선별하여 후원자와 1:1 결연을 맺게 합니다. 이를 통해 결연을 맺은 아이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후원을 받아 독립적인 성인이 되어 빈곤을 탈출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컴패션은 다른 국제개발 NGO와는 달리 지역사회의 변화를 우선하지 않습니다. 컴패션은 1:1을 통한 개인의 변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합니다. 변화된 사람이 지역 사회를 바꾼다는 개념입니다. 물론 요새는 다른 NGO 에서도 1:1 결연을 시도하거나 늘리고 있긴 합니다.
Q. 컴패션에 들어가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2010년 1월에 뜻하지 않을 일을 겪으며, 그 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95학번 동기가 생각나 전화를 했더니, 컴패션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이 바빠서 돕기 힘들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며칠 뒤, 그 친구에게서 컴패션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해 왔어요. 친구와 함께 사람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생각해볼 것도 없이 당연히 좋잖아요?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결국 컴패션에 들어갔습니다.
Q. 현재 어떤 일들을 하고 계세요?
경경영지원실 재경팀 소속으로 경영관리 업무를 합니다. 한국컴패션은 올해로 열 살을 맞았는데, 아직 제도적으로 보완할 것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를 보완하는 일에 많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내부 진단 프로그램, 관공서를 비롯한 외부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조사에 대한 응대, 구매와 관련한 일부 프로세스 구축, 사내 그룹웨어 도입 등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행도 하고 있네요.
Q. 일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년 2월, 필리핀 마닐라의 수혜 어린이들을 만나러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만남은, 아동 성매매가 횡행하고 극빈자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에 있는 가정의 방문이었습니다. 한 가정의 집은, 제 방보다 작은 규모의 반지하 가구였는데 8명이 살아야 하는 집이었습니다. 다 같이 잘 수 없어서 아이 아빠는 방 밖에서 잔다고 했고요. 그런데 그런 환경에 있는 아이가 눈빛이 전혀 기죽어 보이지 않았어요. 그 아이는 컴패션에서 교육을 받은 결과, 존중을 받고 자존감이 형성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가 잘 성장한다는 반증이지요. 그 아이 한 명이 잘 성장하면, 그 아이 본인 뿐만 아니라, 아이의 가정이 바뀔 겁니다.
그 앞집에는 남자 아이 4명을 키우는 부부의 가정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비슷한 규모의 집인데, 특이하게 1층 높이의 집을 2층으로 만들어 사는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2층 부분이 나무를 엮어 층을 만든 것이라 무척 불안했죠. 역시나 여기도 아빠는 밖에서 자더군요. 이곳에선 2명의 아이가 컴패션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 아이들의 눈빛도 초롱초롱하고, 환경에 의한 억눌림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그 아이들은 물론이고, 아이 엄마의 기대도 엿보였습니다. 이 가정도 아이 2명에 의해 변화될 것입니다.
이 두 가정의 변화는 아동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동네를 변화시키고 마닐라를, 더 나아가 필리핀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컴패션이 60년 동안 수혜국에서 해 온 일이고, 그 열매들은 수혜국의 발전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Q. 컴패션에서 일하시는 동안 한동에서 배운 것들이 도움 될 때가 있었다면?
사실 학문적 소양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많이 배운 계기는 학교 내의 여러 일들을 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매년 교육부에 교육개혁에 대한 문건 제출이 있었는데, 교수님들께서 학생들과 같이 준비를 하셨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 중에 가끔 은혜로 제가 포함되었습니다. 96년 명예제도 준비위원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96년 노조 파업 시, 파워플랜트 관리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HanST(대학교회 찬양팀)의 팀장 활동 당시, HanST가 포항시내 외부교회 찬양예배에 지원 나갈 때 함께 하며, '다른 교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접해 볼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 층장도 3번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경험들이 공부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크게 배운 점을 두 가지만 꼽자면 협력과 소통이었죠.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개념 형성이 그 때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컴패션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잘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Q.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나눠주시길 부탁드려요.
제가 잘하는 일 중의 하나가 참모역할입니다. 제 경우엔 참모역할을 하는 것이 조직에 크게 이바지하는 셈이죠. 참모도 종류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조직의 틀을 잡고 관리를 하는 역할의 참모가 제게 가장 잘 부합합니다.
이를 통해 바라는 것은 제가 일하는 조직이, 세상에 축복의 통로가 되는,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한 조직이기를 바랍니다. 또 그런 조직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동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다들 말하는 신앙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독교에 갇힌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마십시오. 기독교가 우물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흔히 기독교인은 세상과 분리되어 안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은 처절하게 반성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은 이를 세상적이다라는 판단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을 잘 알고 세상과 소통하며, 그 안에서 주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시길 당부합니다.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학교 다닐 시절엔 세상을 보라고 조언해 주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세상을 많이 보고, 어디로 가야 할 지도 생각해 보세요. 주님께 의지한다는 이유로 막연히 기다리지 마시고, 찾아 보시고 처절하게 준비하시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청년답게 비판적 사고를 늘 해 보시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크리스천이 되십시오. 마틴 루터가 기도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도 면죄부를 사기 위해 일벌레가 되어야 했을 겁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세상 속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준비를 한동대학교 안에서 차츰 해 가실 것을 권유합니다.
- 정성인 드림
글 정리_성연태(08) | 디자인_김진경(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