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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 제설, 넌 2년 남았어” 라는 가사로 전세계 군인들과 대중들의 마음을 뒤흔든 한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레 밀리터리블’ 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영상의 감독이 공군 미디어영상팀에서 중위로 복무 중인 정다훈(산업디자인 06) 동문이었다는 것입니다. 군대에서 만들었다고 보기엔 수준 높은 영상미와 내용구성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레 밀리터리블. 이 영상을 제작한 우리 학교 정다훈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Q 영상을 본 주위 한동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무엇입니까?
'아니 어떻게 이런 애가?' 이런 반응이 많죠(웃음), 그래도 많은 친구들이 응원을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연출하신 장면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처음에 등장하는 제설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죠. 처음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도 '제설, 제설' 이 한마디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재미있을 것 같다’ 라고 생각이 되어서 제가 처음에 만들었던 배경음악도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바로 그 음악이었어요. 가사도 가장 먼저 썼고 사람도 제일 많이 참여해서 기대를 가장 많이 했던 장면이었어요.


실제로 촬영 당일, 스태프와 배우들 50여 명과 엑스트라 30명이 참여했었죠. 제설을 하는 엑스트라들 30여 명이 버스에서 딱 내리는데, 그때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레 밀리터리블’ 영상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Q 영화 속에서 대걸레를 들고 연기하는 px관리병이나 장발장의 군복에 새겨진 이름표같이 센스있는 볼거리가 많은데, 선배님이 기획하신 건가요?
팀 단위로 일을 했기 때문에 제가 혼자 했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최대한 디테일하게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모아져서 이름표도 새겨 넣었고요.
px관리병 같은 경우, 처음에는 그 px관리병 자체가 영상에 없었는데 한 선배님께서 제가 녹음한 노래를 듣고 “아 뭔가 허전하다. 실제 영화에서 판틴과 장발장이 노래를 부를 때, 신부의 화음이 있는데 그걸 넣으면 좋겠다” 라고 하셔서 제가 생각해 냈던 게 px관리병이었어요.

Q. 장발장과 코제트의 애절한 장면연출이 일품이라는 호평이 많은데요, 혹시 선배님의 학창시절경험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한동대학교에서 차인 경험이 있습니다.(슬픈 미소)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장발장 역을 맡았던 배우가 이등병 때 실제로 그 장소에서 여자친구한테 차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장발장이 연기에 더 몰두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혹시 편집된 장면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래 ‘I dreamed a dream’이 2절까지 다 있었어요. 근데 그게 너무 길다 보니,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14분짜리 영상을 끝까지 본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서 2절을 아예 잘라버리게 된 거죠.

또, 어떤 경우엔 가사가 좀 바뀐 게 있는데 영상을 이미 50명, 60명이 와서 다 찍고 갔기 때문에, 이걸 또 다시 찍을 수 없었죠. 그래서 입 모양이 비슷한 단어들로 가사를 바꾸어서 다시 녹음했었어요.

Q. 공군 미디어홍보팀에 관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요.
우리 공군 미디어영상팀엔 '공군공감'이라는 공식블로그가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공군을 홍보하고 장병들이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소도 있어요. 즉, 우리는 영상뿐만 아니라 포토스토리 같은 디자인적인 컨텐츠, 글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공군을 홍보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동대에서의 경험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되었나요?
한동대학교의 무전공, 무학부의 교육시스템 덕분에 산업디자인전공인 제가 언론정보문화학부의 영상학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영상에도 관심이 있었던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이죠.

아울러 각종 동아리를 통해서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고 음악, 연기, 영상, 디자인 등 여러 가지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죠. 그 무엇보다도 한동대에서 수많은 조모임과 팀모임, 동아리 회장, 임원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리더십도 많이 공부하게 되었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죠. 그런 소통하는 방식을 이번 “레 밀리터리블” 작업을 하면서 적용했었습니다. 한동대 출신이라는 것이나 나의 능력 때문에만 그러한 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한동대에서 있었던 많은 추억과 경험 덕분에 스텝들과 함께 지금의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제가 감독으로서 좀 더 나은 역량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계기였던 것 같아요.

Q 한동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 학교 모토가 Why not change the world? 인데 저는 학교 다닐 때 ‘뭐 굳이 이렇게까지 하나’ 라는 생각을 가끔씩 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짧은 인생. 이왕 사는 거. 그래도 영향력을 끼치고 죽어야 좀 뿌듯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죠.
이번 ‘레 밀리터블’ 영상을 한국에서 많이 보셨고 외국에서는 10퍼센트 정도? 많은 분들이 보시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다고는 생각해요. 물론 ‘싸이’ 씨와는 비교도 안 되지만 그래도 좋은 시작인 것 같아요. 창의력을 제한시키는 조직이라고 생각되는 군대에서조차도 보시는 바와 같은 결과를 이뤄 냈잖아요.


군대와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저의 작은 꿈을 이루게 되었는데, 여러분들도 그런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좌절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저보다 더 어려울 때도 잦을 것이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도 있겠죠. 하지만 본인이 정말 좋아서 열심히 하고 끝까지 달려든다면 당장이 아니더라도 그 꿈을 반드시 차근차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다훈 동문은 앞으로 패러디가 아닌 전혀 다른 장르의 차기작을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담은 많이 되지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이런 영상 작업이 정말 재미있고 좋기 때문에 계속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조회수가 날로 늘어가는 정다훈 동문의 ‘레 밀리터블’은 뉴옥타임즈, CNN, BBC 등의 외신에서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레 밀리터리블' - 감독 정다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