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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는 사람들 - 더불어 함께

봉사활동 하기 위해 가을 방학 반납해
   11월 5일, 포항시 송도동 일대 불우한 이웃 주민들에게 연탄 3,000장을 전달하기 위해 가을 방학을 맞아 대다수 학생들이 집으로 떠났건만, 연탄 배달로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을 책임지기 위한 80여 명의 한동대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육거리 버스 정류장에 모여 들었다.

   며칠 전부터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계속 되었는데, 아침부터 또 부슬비가 내려 연탄이 젖지나 않을지 다들 걱정하는 눈치였다. 행사를 주관한 김민식, 박봉헌, 이예진 학생은 활동 인원 파악과 아침 식사 대용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느라 분주했다. 인원 파악이 끝나자 송도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연탄 배달 장소로 이동했다. 다리를 건너자 다행히도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연탄 한 장도 맞들면 낫다더니
   장소에 도착하자 팔토시와 앞치마가 놓여 있다. 앞치마를 목에 걸고 팔토시도 끼고, 또 손에 묻지 않도록 일회용 장갑에 목장갑까지 단단히 착용하고 나니 다들 일꾼들이 따로 없었다.

   "여러분 겨울이 오면 우리 월동 준비하죠? 김장도 하고, 쌀도 마련하고, 땔감도 마련하고. 땔감이 푸짐하면 따뜻하죠? 이 주변에 가난한 지역이 많은데, 여러분 덕분에 그 분들 정말 행복해 하실 거에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포항 지부에서 봉사 활동에 앞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본격적으로 조를 나누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비가 내려 연탄 배달 차가 조금 늦게 골목 어귀에 도착했다. 차가 좁은 골목길을 들어오지 못 하기 때문에 골목 입구에서부터 집 앞까지 촘촘히 줄을 서 연탄을 옮겨야 했다. 연탄 한 장은 2.3kg. 꽤 묵직한 무게였다. 길게 줄을 지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옮기는 일이 처음엔 어색 했지만, 연탄 100장이 넘어 가니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기 시작했다. 잠시 쉬어갈 겸 얼굴에 흐르는 땀을 팔로 쓱 훔치자 얼굴에 그대로 새까만 자국이 생겼다. 국제 학교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연탄 배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자 힘이 많이 드는 일은 연탄을 창고에 쌓는 일이다. 연탄이 손에 익자 속도가 너무 빨라져 쌓는 팀에서는 '천천히' 하라며 애원하기도 했다. 연탄을 한 1,000 장 쯤 날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한 집 분량도 다 끝나지 않았단다. 이 날 한 집당 나를 연탄은 300장 이었다. 그렇게 서너 군데 배달을 마치니 시계는 어느새 오후 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오늘 한동대 학생들은 한 조당 1,000장씩 총 3,000장의 연탄을 날랐다.


한동을 벗어나 배울 수 있는 것
   활동을 마친 이들은 연탄으로 얼굴과 옷 군데군데가 새까매져 있었다. 하지만 가득 쌓인 연탄을 뒤돌아 보는 이들의 얼굴은 여느 때보다 따뜻하고 환한 미소로 빛났다. 오늘 연탄 나눔 활동에 참여한 한동대 정요한(04, 경영경제) 학생은 "친구들과 학생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신청하게 되었는데, 사람들과 함께 좋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이 활동 자체가 정말 좋았다" 라며 말했다.

   한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탄나눔 봉사 활동에 참여한 장윤수(03, 국제어문) 학생은 "일단 규모나 인원이 작년보다 훨씬 커진 걸 보고 '이 활동이 계속 이어지는 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며 "우리가 머리 쓰는 활동은 많이 하지만 몸으로 하는 활동은 많이 없잖아요. 근데 이렇게 직접 발로 뛰면서 돕는 활동은 포항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느낄 수 있고, 좀 더 현실적으로 세상을 돕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한동에 있는 다른 친구들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하면 좋겠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2011 한동대학교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은 내년도 연탄 나눔 활동을 위한 설문조사로 마무리를 맺었다. 이 활동을 기획한 김민식(06, 생명과학) 디렉터는 "작년엔 혼자서 기획하고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내년에 쓸 홍보)영상도 직접 찍고 교내 모금 활동을 통해서 연탄 나눔 운동 본부에 전달할 성금도 마련했다"며 "나는 올해 졸업하지만 이 활동이 계속 이어 졌으면 좋겠고, 한동대 학생들도 이 맘 때쯤 연탄 나눔이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고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