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과 북한 이탈 주민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더브릿지를 창업하여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황진솔 동문 (국제어문학부, 00학번)을 만나보았습니다. 더브릿지는 지속가능한 기부방식인 임팩트 기부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북한 이탈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혜자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추구하는 더브릿지의 이야기 궁금하시죠? 황진솔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더브릿지는 어떤 기관인가요?
더브릿지는 개발도상국과 북한 이탈 주민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발도상국 사업가와 북한 이탈 주민들이 자립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임팩트 기부 활동과 더불어 사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인큐베이팅 교육과 자원연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제개발협력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토크쇼와 페스티벌 진행, 청년들이 국제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현지 사람들과 협력하여 솔루션을 도출해볼 수 있는 캠프 프로그램 운영, 그리고 해외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현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임팩트 기부가 무엇인가요?
임팩트 기부는 더브릿지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써 국제개발과 북한 이탈 주민들을 지원하는 더브릿지의 핵심적인 활동입니다. 임팩트 기부는 펀딩 된 자금을 수수료 없이 자립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에게 지원하며 그들이 자립하게 되면 이자 없이 원금을 다시 재기부하는 형태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돌려받은 기금은 다른 사업가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되는 방식의 기부입니다.
이전까지는 북한 이탈 주민이나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매우 중요하지만, 개도국과 북한 이탈 주민 분 중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성을 지닌 분들에 대한 조명이 잘 안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들은 투자를 받을 만큼의 역량이나 사업성을 지니지는 못하고 있으나, 기부를 받을 정도의 취약계층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주민들과 북한 이탈 주민들 중 스스로 자립할 역량과 의지가 있는 분들을 지원하고자 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그들의 정체성을 변화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그들과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는 수평적인 성장을 꾀합니다.
Q. 실제로 임팩트 기부에 사용되는 기부자금의 선순환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나요?
자금을 조달받은 개발도상국 사업가들이 자립에 성공하고 다시 원금을 상환하는 재기부율은 55~60% 수준입니다.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사업을 운용하고 원금을 다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을 고려해 내부적으로는 선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선순환이라는 과정에 있어서 수혜인들이 자립하여 재기부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펀드레이징입니다. 지원에 대한 수요는 매우 많은 반면, 취약계층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쪽에 한정된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자립 의지나 역량이 있는 분들에게 지원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지에서는 자립을 지원하는 기부가 빈곤의 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도 이러한 기부문화에 동참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 프로젝트의 사례가 있나요?
북한 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카이정물산’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체는 임팩트 기부와 창업 인큐베이팅, 자원연계 지원 등을 통해서 자립에 성공했고, 부분적으로 원금을 재 기부하였습니다. 보통 한국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않는 북한 이탈 주민들은 기부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공적인 자립을 통해 창업의 주류가 된 사례로 수혜자들에게 자립을 통해 지역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사업 활동을 통해 발생한 매출금으로 마스크를 생산하여 보육원에 기부하거나, 비영리 단체인 더브릿지에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원 대상자가 기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 안에서 수평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입니다. 또 돈의 액수를 떠나서 북한 이탈 주민들이 잘 자립하고 도움을 받는 약자 포지션에서 또 다른 기부자가 되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협력하고 함께 성장하여 건강한 에너지를 형성하는 것. 이것이 더브릿지가 추구하는 미션이자, 작은 통일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더 브릿지에서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한국 청년들이 개발도상국 및 북한 이탈 주민들과 다양한 협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도국/북한 이탈 주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중 창업을 원하는 이들을 해당 국가의 사회적 기업가로 준비시키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들이 한국에서 얻은 자금과 네트워크, 기술들을 통해 지역사회를 바꿀 수 있는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현재 올해 안으로 네팔, 동티모르 쪽 사업가를 준비시키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Q. 한동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 때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하나가 학문과 신앙 간의 연계성이었습니다. 졸업하고도 직장과 신앙의 통합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고민을 해왔는데, 이는 대학생일 때 가장 치열하고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 솔루션을 제공해 주시는 것을 넘어서 본인이 정해야 하는 영역이 있는데, 이를 잘 이해하지 않고 사회에 나오면 좌절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의 신앙의 가치와 상반되는 세상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발생하는 공허감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동대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전문성을 가지고 신앙을 바탕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생때는 다양한 실수와 도전을 할 수 있고, 실수가 납득되는 시기이니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신앙을 통합하는 일을 고민할 수 있는 최적의 때라고 생각합니다. 고민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인턴쉽이든 프로젝트든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고,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정리된 생각을 가지고 나온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