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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에 새로 임용된 이지선 교수입니다. 저는 대학 졸업 전에 사고를 만났습니다. 한 삼 년 동안 치료 받은 뒤 공부하기 시작해서, 작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이 곳, 한동대까지 오게 됐습니다.

Q.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학부 때 원래 유아교육을 전공했는데요, 사고 이후로 제가 그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고 알게 됐어요. 그 때 세상에 참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보았고, 그런 과정 중에 누군가 손 내밀어 주지 않으면 혼자 일어설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근데 제게는 내밀어 주는 손들이 참 많이 있었고 그 손을 잡고 일어서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마음을 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재활상담이라는 상담을 공부했고요. 그러다가 좀 더 거시적인 접근으로 사회복지 정책에 관심이 생겨 사회복지를 다시 전공하게 됐어요.

Q. 사고 당시 손 내밀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분들이 계셨는지?
가까이는 가족들이 있었고, 몸이 좀 회복되고 나서 제가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만 키우고 있을 때 하용조 목사님께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도 주셨어요. 그 도움이 없었으면 정말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없었고 공부하지 않았을 거에요. 마음에 소원을 품었을 때 이룰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사람의 손을 통해 일을 하신 것 같아요.


Q. 한동대학교에 오시고 난 후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한동대학교의 첫인상은 어떠셨어요?
제가 지금 일주일 넘게 수업을 했는데, ‘아 우리 학생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대학생 시절의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훨씬 많은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구나. 이게 한동대학교의 특징일까?’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Q.그럼 교수님이 꽤 오랫동안 학생으로 살아오시다가, 이제 교수로서 첫 발을 내딛으셨잖아요. 그래서 교수로서는 어떠세요?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고요. (웃음) 첫 강의에도 학생들에게 내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처음이고, 그래서 ‘Learning professor’로 여러분 앞에 서있다고. 그래서 같이 공부하고 같이 배우고, 서로 가르치고 서로 배우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마음으로 서있어요, 지금.


Q. 학생들에게는 어떤 가치를 가르쳐주고 싶으세요?
제가 다른 곳에서도 많이 했던 얘긴데요. 시편 78편의 말씀처럼 다윗이 양들을 기를 때 목자로서 마음의 온전함과 손의 능숙함으로 하였다고 했는데, 저는 그 말씀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는 제 마음도 사랑을 가지고 정말 능숙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그렇게 지도하고 싶고요. 사회복지 전공하는 학생들도 사회복지사로 현장에 나갔을 때 만나게 되는 양들을 그런 마음으로 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한동인들 중에서도 아직 동굴 속에 갇혀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말씀이 있으신가요?
동굴이라고 느껴질 때 가장 힘들었던 게 ‘이게 다인가보다, 이게 끝인가보다’ 이런 마음이 절망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멈추지 않아야 하거든요? 그럴 때 스스로 절대로 거기서 끝이라고, 지금 내 모습이 전부라고 단정하지도 말고, 판단하지도 말고, 그냥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조금만 더 움직여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런 시간들을 지나고 와봤더니 분명히 인생이라는 것은, 또 고난이라는 것은 특히나 크리스찬들에게 하나님이 결코 그것을 동굴로 허락하는게 아니라 분명히 터널일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혹시나 그런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손 잡아주고, 등 두들겨 가면서 같이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Q. 하나만 더 여쭤보고 싶은데, 교수님께 그럼 그 터널 끝의 빛은 어떤 것이었나요?
여러 상황들이 있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말한다면 ‘아 내 인생은 이제 뻔하구나. 이렇게 이런 얼굴로, 장애인으로, 정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숨어 지내야 하는 인생이 된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제가 발견한 빛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딸이라는 사실이었어요. 지금은 얼굴이 변한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지만,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딸에게 결코 여기서 끝나게 하시지 않는다는 거. 물론 앞으로도 제가 걸어서 가야할 길이 있지만, 또 다른 동굴 같은 시기를 만날 수 있잖아요, 인생이라는 게. 그렇지만 또 한번 빛을 보여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는.